밥 남았을 때
녹인 밥이 푸석한 이유는 대개 녹이는 방법이 아니라 담던 순간에 있습니다. 언제 담느냐 하나로 결과가 갈려요.
밥알 속 전분은 뜨거울 때 물을 머금고 부풀어 있습니다. 온도가 60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그 구조가 다시 굳어요. 노화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0~5도, 그러니까 냉장고 온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됩니다.
밥을 냉장실에 두면 안 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얼릴 거라면 노화가 시작되기 전, 김이 오를 때 담아야 그 상태가 그대로 멈춥니다.
밥솥에 30분 보온해두었다가 담으면 이미 물기가 빠진 상태로 얼게 되고요.
두껍게 뭉쳐 담으면 가운데까지 어는 데 오래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노화가 계속돼요. 얇고 평평하게 펴면 빨리 업니다.
기준은 두께 2cm 안팎, 한 덩이 200g 안팎. 밥 한 공기가 대략 그 정도입니다. 랩으로 쌀 때도 손으로 눌러 납작하게 만듭니다.
전용 밥 보관용기를 쓰면 두께가 알아서 맞춰집니다. 랩은 얇아서 냉동실 냄새가 배기 쉬운 편이고, 여러 번 겹쳐 싸면 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담자마자 뚜껑을 덮습니다. 수증기를 안에 가둬 표면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열어둔 채 식히면 위쪽이 딱딱해져요.
다만 뜨거운 그대로 냉동실에 넣으면 옆에 있는 음식이 녹습니다. 상온에 10~15분 두어 손으로 만질 만해지면 넣습니다. 완전히 식힐 필요는 없어요.
전자레인지가 가장 낫습니다. 뚜껑을 꽉 닫으면 안에 압력이 차고, 완전히 열면 마릅니다. 살짝 걸쳐두는 정도가 적당해요.
700W 기준 한 공기에 2분 안팎, 언 정도에 따라 30초씩 더합니다. 가운데가 차가우면 한 번 뒤집어 섞고 30초 더 돌립니다.
물을 한 숟갈 뿌리는 방법도 있는데 갓 얼린 밥에는 필요 없습니다. 오래돼 표면이 하얗게 마른 밥에 씁니다.
찜기에 5분 쪄도 됩니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질감이 낫다는 사람이 많아요. 실온에 꺼내두고 저절로 녹기를 기다리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녹는 동안 노화 구간을 그대로 지나갑니다.
냉동실이 영하 18도로 유지되면 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맛은 내려가요. 2~3주를 기준으로 잡고, 문을 자주 여는 냉동실이라면 더 짧게 봅니다.
표면에 서리가 두껍게 앉았거나 색이 누렇게 변했으면 수분이 빠진 상태입니다. 그대로 먹기보다 볶음밥이나 죽으로 돌리는 편이 낫습니다.
잡곡밥은 흰밥보다 물기가 적어 더 빨리 푸석해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밥을 한 번에 많이 지었을 때 같이 보면: 냉동실 정리 · 냉동 가능한 것 · 냉장고 칸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