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입동 무렵
김장 날짜를 잡을 때 흔히 쓰는 기준이 입동입니다. 절기상 겨울의 문턱이고, 양력으로는 해마다 11월 7일이나 8일에 걸립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입동에 김장을 한다는 말이 그날 하루를 뜻하지는 않아요. 입동 앞뒤로 닷새쯤, 그러니까 대략 11월 초순이 기준선이고, 실제 날짜는 사는 곳 기온을 보고 정합니다.
김치가 잘 익으려면 딱 두 조건이 필요합니다. 배추가 얼지 않을 것. 그리고 너무 빨리 시어지지 않을 것.
너무 이르면 기온이 높아 유산균이 급하게 일합니다. 며칠 만에 시어지고 물러져요. 반대로 너무 늦으면 배추가 밭에서 언 상태로 들어옵니다. 언 배추는 절여도 숨이 제대로 안 죽고, 씹었을 때 물컹한 식감이 남습니다.
| 재는 것 | 적기 기준 |
|---|---|
| 일평균 기온 | 4도 안팎 |
| 한낮 기온 | 10도 안팎 |
| 밤 기온 | 0도보다 조금 위 |
| 피할 날 | 첫 한파 이후 |
전국이 같은 날 김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온이 내려오는 순서대로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요.
남부가 늦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온이 높으면 김치가 빨리 익으니 소금을 조금 더 쓰고 날짜도 뒤로 미룹니다. 같은 이유로 남쪽 김치가 대체로 짜고 젓갈이 진합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상청이 해마다 내놓는 김장 시기 예상 자료를 보면 지역별로 나옵니다.
배추값은 김장철 한 달 사이에 꽤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방향을 만드는 게 날씨 예보예요.
한파나 큰비 예보가 뜨면 밭에서 손해를 볼까 봐 출하가 몰리고, 그다음 주에는 물량이 줄면서 값이 오릅니다. 그래서 예보가 나온 직후가 아니라 예보가 뜨기 전에 잡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배추 고르는 자리는 이렇습니다.
절임배추를 주문한다면 배송 날짜를 김장 당일이나 하루 전으로 맞춥니다. 절인 채로 이틀 넘게 두면 물러지거든요.
가장 흔한 방식은 이틀에 나누는 겁니다.
1. 첫날 저녁: 배추 절이기(6~12시간) 2. 이튿날 아침: 헹구고 물 빼기(2~3시간) 3. 이튿날 낮: 속 버무리고 담기
배추 절이는 시간은 소금 농도와 기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흰 줄기를 반으로 접었을 때 부러지지 않고 휘면 다 절여진 상태. 시간표보다 이 감각이 정확합니다.
물 빼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물기가 남으면 양념이 겉돌고 국물이 묽어집니다.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익는 속도가 너무 느려집니다. 실온에 하루에서 이틀 두어 초기 발효를 시킨 뒤에 옮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다만 이 기간은 집 안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난방을 세게 트는 집이라면 하루도 길 수 있고, 서늘한 다용도실에 둔다면 이틀도 짧습니다. 김치통 뚜껑을 열었을 때 시큼한 냄새가 살짝 올라오면 그때 옮기면 됩니다.
용기에 담을 때는 위를 눌러 공기를 빼고, 우거지 잎을 덮어 국물에 잠기게 합니다. 공기에 닿은 부분부터 무릅니다.
김장은 하루 일이지만 날짜는 한 달 전부터 정해집니다. 10월 말에 기온 예보를 한 번 확인해두면 그해 김장이 한결 수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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