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한 날
튀김 한 번 하면 기름이 500ml 넘게 남습니다. 싱크대에 붓는 게 제일 빠른데 하필 그게 제일 나쁜 방법이에요.
기름은 물보다 가볍고 잘 섞이지 않습니다. 관 안쪽 벽에 붙은 채 식으면서 굳고, 거기에 음식물 찌꺼기와 비누 성분이 달라붙어요. 싱크대에서 나가는 배수관은 지름이 4~5cm쯤 됩니다. 안쪽에 기름때가 몇 mm만 앉아도 물 빠지는 속도가 달라지죠.
뜨거운 물을 뒤이어 흘려도 관을 몇 미터 지나는 사이에 식습니다. 배수구를 통과했을 뿐이지 없어진 게 아니거든요. 배수가 느려지고 냄새가 올라오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이것입니다. 정확히 몇 미터에서 굳는지는 관 길이와 계절에 따라 갈려서 하나로 잡기 어렵습니다.
프라이팬에 얇게 남은 정도라면 따로 모을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처리합니다. 팬이 아직 따뜻할 때 키친타월로 훔쳐내면 잘 닦여요. 다만 뜨거울 때 손을 대면 데니 불을 끄고 10분쯤 두었다가 하세요. 팬 손잡이가 미지근해졌으면 됩니다. 얇게 남은 정도면 키친타월 2~3장, 튀김을 한 뒤라면 5장 넘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닦아낸 종이는 종량제 봉투로 갑니다.
신문지를 서너 겹 깔고 부어 먹이는 방법도 같습니다. 밀가루나 커피 찌꺼기를 섞어 반죽처럼 만들면 봉투 안에서 흘러넘치지 않아요. 종이 몇 장이 기름을 얼마나 받아내는지는 종이 두께에 따라 달라서, 새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더하는 쪽이 확실합니다.
튀김을 하고 남은 500ml 이상은 봉투에 넣기 곤란합니다. 500ml면 종이컵으로 두 잔 반쯤 되는 양이에요. 무겁고, 봉투가 찢어지면 수거 과정에서 새거든요.
이럴 때는 폐식용유 수거함을 찾습니다. 아파트라면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노란 통이 놓인 경우가 많고, 단독주택 지역은 주민센터 앞이나 동네 거점에 두는 곳이 있습니다. 다만 설치 여부는 지역마다 갈려요. 없는 동네도 많습니다.
넣을 때는 식힌 기름을 페트병에 담고 뚜껑을 꽉 잠급니다. 500ml나 1.5L 생수병이면 충분해요. 담은 뒤 한 번 눕혀서 새지 않는지 보고 들고 나갑니다. 건더기가 많으면 체나 거름망으로 걸러서 담고요.
시중에 식용유 응고제가 나와 있습니다. 뜨거운 기름 1L에 한 봉지를 넣고 저은 뒤 식히면 덩어리로 굳어요. 대체로 80도 이상에서 넣으라고 적혀 있으니 봉지 뒷면을 보고 씁니다.
응고제가 없으면 냉동실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1L 우유팩을 헹궈 말린 뒤 8부쯤 채우고 입구를 접어 막으세요. 6~8시간, 하룻밤이면 반쯤 굳어 흘러넘치지 않습니다. 냉동실 자리를 하루 내줘야 하는 게 흠이고요. 굳는 정도는 기름 종류와 냉동실 온도에 따라 갈리니 꺼내서 기울여 보고 판단합니다.
튀김 기름을 걸러 다시 쓰는 건 흔한 일입니다. 색이 짙어지고 점도가 끈적해지면 그만두는 것이 기준이에요. 예전보다 낮은 온도에서 연기가 나는 것도 신호입니다. 정제된 식용유는 대체로 200도가 넘어야 연기가 오르는데, 튀김 온도인 170~180도에서 연기가 보이면 그만 쓸 때죠. 발연점은 기름 종류마다 다릅니다.
무엇을 튀겼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생선이나 양념 묻은 재료를 튀긴 기름은 냄새가 배어 한 번 쓰고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감자나 채소만 튀겼다면 2~3번까지 봅니다.
보관은 식혀서 거른 다음 뚜껑을 닫아 어두운 곳에. 빛과 공기가 산패를 앞당깁니다. 걸러둔 기름도 2~3주 안에는 쓰는 것으로 잡습니다. 싱크대 위 밝은 자리보다 아래 수납장이 낫고요.
버리는 방법은 지자체 안내로 정해져 있어서 사는 곳에 따라 갈립니다. 종량제 봉투로 받는 곳이 있고, 폐식용유만 따로 받는 곳이 있어요. 이사한 지 얼마 안 됐다면 주민센터에 한 번 물어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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