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첫눈 전
겨울 타이어를 눈 오는 날 준비하는 물건으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봐야 할 것은 눈이 아니고 기온이에요.
이유는 고무에 있어요. 여름용 타이어의 고무는 따뜻할 때 가장 잘 들러붙도록 배합돼 있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이 고무가 단단해지고, 단단해진 고무는 노면을 덜 붙잡습니다. 그래서 눈이 한 송이도 안 온 마른 아스팔트에서도 제동거리가 길어집니다.
타이어 제조사들이 공통으로 드는 기준선이 섭씨 7도입니다. 이 언저리에서 여름용과 겨울용 고무의 성능이 뒤집힌다고 봅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낮 기온이 아니라 하루 평균기온을 봐야 한다는 것. 11월 중순이면 낮에는 15도까지 올라가도 새벽 출근길은 3도인 날이 흔합니다. 사고가 나는 시간대는 대개 그 새벽 쪽이죠.
| 기온 구간 | 판단 |
|---|---|
| 평균 12도 이상 | 여름용 그대로 |
| 평균 7~12도 | 예약을 잡을 시기 |
| 평균 7도 아래 | 교체 |
| 눈·빙판 잦은 지역 | 7도 기다리지 말고 미리 |
지역 차가 큽니다. 강원 산간이나 경기 북부는 10월 말에 이미 이 구간에 들어가고, 남부 해안은 12월까지 안 내려가는 해도 있어요. 사는 곳 기상 자료를 한 번 보고 정하는 게 맞습니다.
사계절용(올시즌) 타이어를 끼우고 겨울을 나는 분이 대다수입니다. 도심 출퇴근 정도라면 현실적인 선택이에요.
다만 사계절용은 이름 그대로 절충입니다.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을 두루 감당하되, 빙판과 쌓인 눈에서는 겨울 전용만 못합니다. 눈길 언덕을 자주 올라야 하거나, 스키장·산간 도로를 정기적으로 다닌다면 전용을 따로 두는 쪽이 낫습니다.
타이어 옆면에 눈 결정과 산 모양이 새겨진 표시(3PMSF)가 있으면 겨울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입니다. M+S 표시만 있는 것과는 기준이 다릅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앞바퀴 두 짝만 겨울용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오히려 위험을 만듭니다.
앞뒤 그립이 달라지면 차가 미끄러지는 방식이 어긋나요. 앞만 겨울용이면 코너에서 뒤가 먼저 흘러 차가 팽이처럼 돌아갑니다. 뒤만 겨울용이면 앞이 안 돌아가고 그대로 밀립니다. 어느 쪽이든 평소 운전 감각으로는 수습이 어렵습니다.
네 짝을 함께 갑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11월 마지막 주부터 12월 초까지가 정비소 성수기입니다. 첫눈 예보가 뜬 다음 날은 어디든 대기가 깁니다. 같은 작업인데 대기 시간만 두세 시간씩 차이가 나요.
갈 때 같이 확인하면 좋은 것들.
겨울용은 5년쯤 지나면 무늬가 남아 있어도 고무가 굳습니다. 창고에 잘 뒀어도 그렇습니다.
아파트라면 정비소나 타이어 매장의 보관 서비스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값은 업체마다 달라서 여기서 얼마라고 적기는 어렵고, 교체를 맡길 때 같이 물어보면 됩니다.
겨울 타이어 이야기의 결론은 간단해요. 눈을 보고 움직이면 이미 늦고, 기온을 보고 움직이면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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