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 해빙기
2월 말이 되면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옵니다. 그런데 밤에는 아직 영하죠. 이 왔다 갔다 하는 한 달이 해빙기입니다.
물은 얼면 부피가 늘어납니다. 콘크리트나 흙에 스며든 물이 밤에 얼면서 틈을 벌리고, 낮에 녹으면서 그 틈으로 더 깊이 들어가요. 이게 겨우내 매일 되풀이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멀쩡해 보이던 자리가 2월 말부터 갑자기 벌어집니다. 흙도 마찬가지예요. 얼어붙어 단단했던 땅이 녹으면서 물러지고, 그 위에 얹힌 담장이 기웁니다.
한파가 심했던 해일수록 3월에 눈에 띕니다. 얼었다 녹은 횟수가 많을수록 벌어진 폭이 커지거든요. 다만 같은 동네에서도 볕이 드는 쪽과 그늘진 쪽이 다릅니다.
담장과 축대. 세로로 길게 간 금, 배가 부른 것처럼 튀어나온 부분, 아래쪽 흙이 씻겨 나가 빈 데를 봅니다.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벌어졌으면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옹벽에는 물 빠지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그게 흙이나 낙엽으로 막혀 있으면 뒤에 물이 고여 압력이 걸려요. 막대기로 뚫어주는 것만으로 달라집니다.
주차장 바닥과 진입로. 금이 갔거나 한쪽이 내려앉아 물이 고이는 자리를 표시해둡니다. 바닥은 무너지기보다 자꾸 깨지는 쪽이라 초기에 메우는 편이 쌉니다.
베란다 난간과 에어컨 실외기 받침. 벽에 박힌 앵커 둘레가 부슬부슬해졌는지 봅니다. 밖으로 튀어나온 구조물은 안쪽보다 얼고 녹기를 더 심하게 겪어요.
| 자리 | 무엇을 보나 | 위험 신호 |
|---|---|---|
| 담장·축대 | 세로 금, 배부름 | 손가락 들어가는 틈 |
| 옹벽 물구멍 | 막혔는지 | 뒤쪽 흙이 젖어 있음 |
| 주차장 바닥 | 갈라짐, 꺼짐 | 새로 생긴 물웅덩이 |
| 베란다 난간 | 앵커 둘레 | 흔들림, 가루 떨어짐 |
| 계단·옥상 방수 | 들뜬 부분 | 아래층 천장 얼룩 |
금이 원래 있던 건지 새로 생긴 건지가 제일 헷갈립니다. 방법은 하나예요. 지금 사진을 찍어두는 겁니다.
금 옆에 자나 동전을 대고 찍으면 폭이 남습니다. 2주 뒤에 같은 각도로 한 번 더 찍어 비교하세요. 폭이 그대로면 오래된 금이고, 넓어졌으면 지금 움직이는 중입니다.
종이테이프를 금 위에 가로질러 붙여두는 방법도 씁니다. 테이프가 찢어지거나 주름지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죠. 3월 초에 붙이고 4월에 봅니다.
아파트나 빌라면 관리사무소가 먼저입니다. 사진과 날짜를 같이 주면 처리가 빨라요.
관리 주체가 없는 단독주택 골목의 축대나 옹벽은 구청 안전 담당 부서에 알립니다. 해빙기에는 지자체가 따로 점검 기간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해 보이면 그 아래에 차를 대지 마세요. 확인이 끝날 때까지 사람이 다니는 길도 바꾸는 쪽이 낫습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같이 보면: 장마 오기 전 배수구 · 태풍 전날 · 관공서 전화 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