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화장대 서랍에서 반쯤 남은 통을 꺼내 놓고 한참 들여다보게 됩니다. 언제 샀는지도 흐릿하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니까요. 이 판단은 감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용기에 적힌 표시로 합니다. 읽는 법은 5분이면 익힙니다.
용기 뒷면이나 바닥에, 뚜껑이 열린 작은 통 모양 그림이 있습니다. 그 안이나 옆에 6M 12M 24M 같은 글자가 붙어요. M은 month의 M이고, 앞의 숫자가 개월 수입니다. 12M이면 뜯은 날부터 12개월.
이 표시를 개봉 후 사용기간이라고 부릅니다. 뜯는 순간부터 공기와 손이 닿기 시작하니 그때부터 세는 거예요. 뜯지 않은 채 서랍에 있던 기간은 여기 안 들어갑니다.
| 제품 | 흔히 붙는 표시 | 왜 이 정도인가 |
|---|---|---|
| 마스카라 | 3~6M | 솔이 눈가와 통을 오가며 공기가 계속 들어갑니다 |
| 리퀴드 아이라이너 | 3~6M | 같은 이유 |
| 파운데이션·쿠션 | 6~12M | 퍼프가 닿는 쿠션 쪽이 더 짧습니다 |
| 립스틱 | 12~18M | 고체라 비교적 안정적 |
| 스킨·로션 | 12M | 펌프형이 스포이드형보다 깁니다 |
| 선크림 | 12M | 개봉 뒤 오래 두면 발림이 달라집니다 |
| 향수 | 24~36M | 알코올 비중이 높아 오래갑니다 |
손가락을 직접 넣어 쓰는 통은 표시된 기간보다 짧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스패츌러를 쓰거나 펌프형을 고르면 그만큼 여유가 생기고요. 욕실에 두면 온도와 습기 때문에 더 빨리 변합니다.
개봉 후 사용기간 표시가 안 붙은 제품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용기나 상자에 사용기한이 날짜로 찍혀 있어요. 국내 제품은 제조연월일과 사용기한 중 하나 이상을 표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수입 제품은 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P 뒤에 날짜가 오는 방식이 흔하고, 제조번호만 찍혀 있어 브랜드 고객센터에 물어야 알 수 있는 것도 있어요. 날짜 순서가 일월년인지 월일년인지 헷갈릴 때는 숫자 크기로 짐작합니다.
표시를 아무리 잘 읽어도 뜯은 날을 기억 못 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이쪽입니다. 뜯을 때 유성펜으로 뚜껑 안쪽이나 바닥에 26/08 정도만 적어 두세요. 2초면 끝나고, 반년 뒤에 고민할 일이 사라집니다.
마스카라처럼 짧은 것은 뜯은 달에 3을 더해서 아예 폐기 예정일로 적어 두면 더 편합니다. 스티커를 붙여도 되고요. 여러 개를 한꺼번에 뜯었다면 다 같은 날짜라 더 간단합니다.
| 상태 | 판단 |
|---|---|
| 물과 기름이 층으로 갈림 | 버립니다 |
| 색이 노랗게 또는 어둡게 변함 | 버립니다 |
| 처음과 다른 시큼한 냄새 | 버립니다 |
| 알갱이가 생기거나 뭉침 | 버립니다 |
| 마스카라가 뻑뻑해져 덩어리짐 | 버립니다 |
이 중 하나라도 보이면 기간이 남았어도 끝난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기간이 지났는데 겉보기에 멀쩡한 경우도 있는데, 그때도 표시된 기간을 기준으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눈으로 안 보이는 변화가 먼저 오거든요.
물을 부어 늘려 쓰거나 다른 통에 옮겨 담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옮기는 과정에서 오염이 늘어납니다. 이건 통마다 결과가 달라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계절이 바뀌어 화장대를 정리할 때 같이 보면: 칫솔은 3개월, 다만 그 전에 버릴 날이 온다 · 베개는 1~2년, 수건은 뻣뻣해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