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여름에 벽지가 까맣게 되면 그때부터 원인을 찾기 시작하죠. 그런데 그 자리는 대개 지난 겨울 내내 젖어 있던 자리입니다. 겨울에 물이 스며들고, 봄에 마르고, 장마에 다시 습해지면 그 안에 남아 있던 것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순서예요.
그래서 찾기 좋은 때가 2월 말입니다. 아직 안팎 온도차가 남아 있어 젖은 자리가 젖은 채로 있고, 겨울 내내 쌓인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보이거든요.
난방을 끄고 바깥 기온이 오르면 벽면 온도도 같이 올라갑니다. 물이 더는 맺히지 않고, 맺혀 있던 것도 마릅니다. 마르면 얼룩이 옅어지고 눈에 잘 안 띄어요.
문제는 그게 나아진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벽지 뒤 시멘트나 단열재 안쪽은 아직 축축한 상태로 남아 있고, 여름 습기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2월 말에 찾아두면 어디를 손볼지가 이미 정해진 채로 봄을 맞게 됩니다.
| 자리 | 무엇을 보나 |
|---|---|
| 북쪽 방 외벽 아래쪽 | 벽지가 우글거리거나 색이 진해진 부분 |
| 창틀 아래 실리콘 | 검은 점, 갈라짐, 들뜬 자리 |
| 붙박이장·장롱 뒤 | 손을 넣어 벽면이 축축한지 |
| 천장 모서리 | 특히 외벽과 만나는 두 면의 경계 |
| 베란다 확장한 방 | 옛 창이 있던 자리 아래 바닥 가까이 |
| 현관문 안쪽 철판 | 아침에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린 자국 |
손전등을 옆에서 비추면 벽면의 미세한 굴곡이 드러납니다. 정면에서 보면 안 보이던 우글거림이 이때 보여요. 옷장은 안에 든 것을 반쯤 꺼내고 뒷벽에 손바닥을 대봅니다. 다른 벽보다 차갑고 축축하면 그 자리가 그 방의 약한 자리입니다.
찾기만 하고 미루면 6월에 다시 처음부터 찾게 됩니다. 사진 몇 장이면 됩니다.
다음 해 2월에 같은 자리를 찍어 나란히 놓으면 넓어졌는지 그대로인지가 바로 보입니다. 넓어지고 있으면 벽지 문제가 아니라 단열이나 누수 쪽을 봐야 하는 신호예요.
건조한 3월에서 5월이 손보기 좋은 철입니다. 습한 여름에 하면 안에 물기를 가둔 채 덮는 꼴이 됩니다.
창틀 실리콘은 오래되면 굳고 갈라집니다. 갈라진 틈으로 물이 들어가면 그 아래가 계속 젖어요. 헌 실리콘은 칼로 완전히 떼어내고, 자리를 말린 다음 곰팡이 방지용 실리콘으로 다시 쏩니다. 남은 실리콘 위에 덧바르는 방식은 몇 달 못 갑니다.
벽지는 범위를 보고 정합니다. 손바닥보다 작고 표면에만 있으면 닦고 말리는 선에서 끝날 수 있어요. 그보다 넓거나 벽지를 눌렀을 때 물컹하면 뜯는 쪽입니다. 뜯어서 안쪽을 말리지 않으면 새 벽지에도 같은 자국이 올라옵니다.
찾은 자리가 가구 뒤였다면 그 가구를 벽에서 5cm 이상 띄웁니다. 공기가 지날 틈만 있으면 그 자리 습기가 머물지 않아요. 붙박이장처럼 못 옮기는 것은 안쪽에 짐을 꽉 채우지 않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이 넷을 다음 난방철에 지키면 이듬해 2월에 찾을 자국이 줄어듭니다. 그게 이 점검을 매년 하는 이유죠.
다시 필요해질 때 ·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 난방을 끄기 전 같이 보면: 결로 생기기 전에 가구 띄우기 · 벽에 곰팡이가 폈을 때 · 겨울 실내 온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