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돌릴 때
세제는 때를 떼어내는 쪽이고 유연제는 섬유에 얇게 남는 쪽입니다. 하는 일이 반대라서 언제 만나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유연제를 넣었는데 향이 안 난다는 이야기의 절반쯤은 넣는 시점이나 자리 문제예요.
세탁세제는 음이온계, 섬유유연제는 양이온계인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전기적으로 반대 성질이라 같은 물에서 만나면 서로 붙어 버립니다. 둘 다 제 일을 못 하고 덩어리로 가라앉죠. 세제 칸에 유연제를 같이 부으면 이 일이 벌어집니다.
유연제가 하는 일은 섬유 표면에 얇은 막을 입히는 것입니다. 때가 다 빠지고 물이 맑아진 뒤라야 그 막이 고르게 앉아요. 그래서 마지막 헹굼입니다.
표준 코스는 헹굼을 2~3회 합니다. 유연제가 들어가는 자리는 그중 마지막 1회예요. 세제가 풀린 첫 물과 시간이 충분히 벌어지는 셈이죠. 코스 이름과 헹굼 횟수는 세탁기마다 다르니 설명서를 한 번 보는 편이 낫습니다.
드럼이든 통돌이든 유연제 전용 칸이 따로 있습니다. 꽃 모양이나 별 모양이 찍힌 칸이에요. 여기 부어두면 세탁기가 헹굼 단계에 맞춰 물을 흘려 넣습니다.
부어놨는데 그대로 남아 있다면 두 가지를 봅니다. 사이펀 마개가 빠졌거나, 굳은 유연제가 통로를 막았거나. 서랍을 통째로 빼서 40도쯤 되는 물에 10분 담갔다가 칫솔로 닦으면 대개 풀립니다. 이 서랍 청소는 2~3개월에 한 번씩 해두면 막히기 전에 넘어갑니다.
표시선을 넘겨 부으면 처음 급수 때 다 흘러 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면 세제와 같은 물에서 만나는 셈이 되고요.
손빨래는 물 10L쯤 받아 유연제를 먼저 풀고, 그 물에 옷을 5분쯤 담급니다. 옷 위에 원액을 바로 붓지 않습니다. 진하게 닿은 자리에 기름진 얼룩이 남는 경우가 있어요.
통돌이에서 코스를 손으로 돌린다면 마지막 헹굼 물이 다 찬 뒤에 넣습니다.
수건에 유연제를 쓰면 손에 닿는 느낌은 부드러워지는데 물을 빨아들이는 힘이 떨어집니다. 막이 물을 밀어내기 때문이에요. 수건은 3~4회에 한 번만 쓰거나 아예 빼는 쪽을 권합니다. 새로 산 수건이 처음부터 물을 안 먹는다면 유연제 없이 40도 물에 두세 번 돌려봅니다.
얼굴을 닦는데 물기가 겉돌면 막이 쌓였다는 신호입니다. 유연제를 4~5회 건너뛰고 헹굼만 한 번 더 돌리면 대개 돌아와요. 몇 번 만에 돌아오는지는 수건 두께와 쓴 양에 따라 갈립니다.
운동복이나 등산복 같은 기능성 원단도 같습니다. 땀을 밖으로 빼내는 구조가 막에 덮이면 제 기능이 줄어요. 방수 재킷도 뺍니다.
아기 옷이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의 속옷은 헹굼을 한 번 더 돌리는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건 사람마다 갈립니다.
정량은 제품마다 다릅니다. 대체로 물 30L 기준 뚜껑 한 칸이고, 세탁물이 3kg 늘 때마다 조금씩 더합니다. 그 한 칸이 몇 mL인지는 통마다 달라요. 뒷면에 30L에 몇 mL라고 적혀 있으니 제품 표시를 따르는 게 맞습니다. 많이 넣는다고 향이 오래가지는 않아요. 남은 성분이 세탁조에 쌓여 오히려 쉰내의 원인이 됩니다.
향이 금방 날아간다면 유연제 양보다 말리는 조건을 먼저 봅니다. 젖은 채로 뭉쳐 오래 있으면 향이 아니라 냄새가 남거든요. 바람이 통하는 자리에 펴서 널면 달라집니다.
세탁조 클리너를 돌린 직후에는 향이 약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건 확인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유연제를 새로 사거나 수건에서 물이 잘 안 먹을 때 같이 보면: 세탁세제 액체와 가루 · 빨래 너는 시간 · 세탁조 클리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