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예보 · 전날
태풍 예보가 뜨면 신문지를 물에 적셔 유리에 붙이거나, 청테이프로 커다란 X자를 그리는 장면이 꼭 나옵니다. 오래 이어져 온 방법이죠. 그런데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실제 창호에 바람을 불어넣어 시험한 결과, 유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테이프는 깨짐을 거의 막지 못했습니다.
유리가 깨지는 순서를 보면 이유가 나옵니다. 강한 바람은 유리를 정면으로 때려서 깨뜨리기보다, 창문 전체를 창틀 안에서 덜컹덜컹 흔듭니다. 창문과 창틀 사이에는 여닫히라고 만든 틈이 몇 mm씩 있거든요. 이 틈에서 창이 진동하다가 유리 모서리에 힘이 쏠리면서 갈라집니다.
그러니까 유리 가운데를 붙들어봤자 흔들림 자체는 그대로예요. 젖은 신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르면 떨어지고, 떨어진 자리에 종이 자국만 남습니다.
창문을 한쪽 벽 끝까지 바짝 밀어 닫고 잠금 손잡이를 채웁니다. 그다음 반대편에 생긴 틈, 그러니까 창문 프레임과 창틀이 만나는 세로선을 테이프로 이어 붙입니다. 창이 좌우로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주는 셈이죠.
| 자리 | 하는 일 | 재료 |
|---|---|---|
| 창문과 창틀이 만나는 세로 틈 | 테이프로 이어 붙여 좌우 흔들림을 막는다 | 청테이프 · 마스킹테이프 |
| 창문 아래 레일의 남는 공간 | 접은 신문지나 두꺼운 종이를 끼워 메운다 | 신문지 · 스펀지 |
| 잠금 손잡이 | 반드시 잠근다. 반쯤 걸린 상태가 가장 약하다 | 없음 |
| 방충망 | 떼어 안으로 들인다. 날아가면 흉기가 된다 | 없음 |
레일 틈을 메우는 게 생각보다 큽니다. 창을 잠갔어도 아래쪽에 손가락 하나 들어갈 공간이 남아 있으면 그만큼 움직여요. 신문지를 서너 겹 접어 꾹 눌러 넣으면 덜컹거림이 확 줄어듭니다.
테이프 자국이 걱정되면 마스킹테이프를 쓰세요. 접착력은 청테이프보다 약하지만 창틀 고정 용도로는 충분하고, 며칠 뒤에 떼도 자국이 남지 않습니다.
깨진 유리가 실내로 튀는 것을 줄이려면 안전필름을 붙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리 전면에 붙이는 투명 필름인데, 깨져도 조각이 필름에 붙어 있어서 파편이 덜 날립니다. 다만 이건 태풍 전날 급하게 할 일은 아니에요. 시공에 시간이 걸리니 태풍철 전에 미리 준비하는 쪽입니다.
당일에 할 수 있는 대비는 따로 있습니다. 바람이 가장 셀 때는 유리창에서 2m 이상 떨어져 지내고,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둡니다. 혹시 깨지더라도 천이 파편을 한 번 받아냅니다.
옥상이나 마당에 있는 물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0m를 넘으면 사람이 서 있기 어려운 정도라, 스티로폼 상자나 플라스틱 의자가 3층 높이까지 떠오릅니다. 날아간 물건이 남의 집 유리를 깨는 일이 매년 나옵니다.
간판이나 지붕 자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도 태풍이 오는 중에 직접 올라가 손보지 마세요. 지자체 재난 담당이나 119에 알리는 편입니다. 태풍 사망 사고의 상당수가 바람이 부는 동안 밖에서 무언가를 고치다 납니다.
바람이 잦아들었다고 바로 나가지 않습니다. 태풍의 눈이 지나는 동안 잠깐 조용해졌다가 반대 방향 바람이 다시 몰아치거든요. 기상청 특보가 해제된 다음에 움직이세요.
밖에 나갈 때는 끊어진 전선과 침수된 도로를 먼저 봅니다. 물이 고인 곳은 깊이를 알 수 없으니 돌아갑니다. 성인도 무릎 높이 흐르는 물에서 중심을 잃습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매년 7월에서 9월, 태풍 예보가 뜰 때마다 같이 보면: 비 예보 전날 밤에 해둘 것 · 정전 대비 상자 · 침수 지역 확인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