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진 뒤
여름 저녁 7시, 해가 넘어갔으니 이제 걷기 좋겠다 싶어 나갔는데 발밑에서 열기가 올라온 적 있으실 겁니다. 공기는 식었는데 바닥은 아직입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가느냐가 여름 산책을 가릅니다.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은 6시간 넘게 볕을 받아 열을 쌓아둡니다. 흙이나 잔디와 달리 검고 단단해서 잘 데워지고, 한번 데워지면 천천히 식어요. 해가 진 뒤로도 1~2시간은 그 열을 내놓습니다.
기온을 알려주는 숫자는 대체로 지면에서 1.5미터쯤 되는 높이에서 잰 값입니다. 어른의 가슴께죠. 그러니 발밑, 그리고 네 발로 걷는 개의 코 높이는 그 숫자보다 뜨겁습니다. 몇 도까지 올라가는지는 노면과 색과 그늘에 따라 갈려서 한 숫자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확인이 안 된 수치를 옮기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직접 재보는 편이 낫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손등을 바닥에 대고 다섯을 셉니다.
| 느낌 | 판단 |
|---|---|
| 미지근하다 | 나가도 된다 |
| 뜨겁지만 견딜 만하다 | 짧게, 그늘로만 |
| 5초를 못 버티겠다 | 미룬다 |
손바닥이 아니라 손등으로 대는 이유가 있어요. 손바닥은 굳은살이 있어 덜 느낍니다. 손등이 개의 발바닥에 가깝습니다.
| 때 | 사정 |
|---|---|
| 해 뜨기 전 | 밤새 식어서 가장 낫다 |
| 오전 9시 이후 | 벌써 데워지기 시작한다 |
| 낮 12시~오후 4시 | 피한다 |
| 해 진 직후 | 공기는 시원한데 바닥은 남아 있다 |
| 해 지고 두 시간 뒤 | 대체로 괜찮아진다 |
밤에 나갈 형편이 안 되면 새벽 쪽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밤새 식은 뒤라 바닥이 가장 얌전한 때거든요.
같은 동네 안에서도 노면이 다릅니다.
개와 함께라면 물을 챙기시고, 걷는 도중에 헐떡임이 심해지면 그늘에서 5분쯤 쉬었다 가세요. 사람은 힘들면 말이라도 하는데 개는 그냥 따라 걷습니다. 7월과 8월에는 걷는 거리를 평소의 절반으로 줄여 잡아도 됩니다.
지역과 그날 볕에 따라 사정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시각으로 외우기보다 손등으로 재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확실해요. 5초면 됩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6월 하순 더위가 시작될 무렵 · 폭염 소식이 있는 날 같이 보면: 여름 물 챙기기 · 장마철 빨래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