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예보 · 전날 밤
예보에 우산 그림이 뜨면 대개 다음 날 아침에 허둥댑니다. 우산을 못 찾고, 신발이 젖고, 베란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죠. 전날 밤에 5분에서 10분만 쓰면 이 셋이 거의 사라집니다. 비가 오는 것 자체는 못 막지만, 젖어서 곤란해지는 자리는 대부분 미리 정해져 있거든요.
물이 고이는 사고는 열에 아홉이 배수구에서 시작합니다. 베란다 구석의 동그란 덮개를 들어보면 머리카락, 먼지, 화분 흙이 뭉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막힌 상태에서 시간당 20mm 넘는 비가 창을 때리면 물이 빠질 데가 없어서 거실 쪽으로 넘어옵니다. 덮개를 열고 손이나 젓가락으로 걷어내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창틀 아래 물받이 홈도 같이 봅니다. 창문 레일 양쪽 끝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여기가 막히면 레일에 물이 차서 창을 열 때 안쪽으로 쏟아져요. 이쑤시개로 한 번 쑤셔주면 그만입니다.
화분은 난간에서 내려 벽 쪽으로 붙입니다. 비보다 바람이 문제거든요. 초속 10m 정도만 되어도 작은 화분이 넘어가고, 3층 이상에서 떨어지면 아래가 위험합니다. 난간에 걸어둔 빨래집게나 행주도 같이 들여놓으세요.
| 물건 | 두는 자리 | 이유 |
|---|---|---|
| 우산 | 현관 문고리 | 신발장 안에 넣으면 아침에 잊는다 |
| 방수 신발 | 신발장 맨 앞 | 어두운 새벽에 고르지 않게 된다 |
| 가방 | 안쪽에 비닐 한 장 | 노트북·서류는 가방 천을 뚫고 젖는다 |
| 수건 | 현관에 한 장 | 들어올 때 우산과 발을 닦는다 |
우산은 두 개를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접이식 하나를 가방에 넣어두면 예보가 빗나가도 손해가 없어요. 장우산은 비닐 커버에 넣지 말고 그냥 걸어둡니다. 커버 안에서 마르지 않으면 다음 비까지 냄새가 남습니다.
신발은 전날 밤에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두면 확실히 다릅니다. 다만 스프레이는 뿌리고 바로 신으면 효과가 덜해요. 6시간에서 12시간 정도 말려야 표면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아침이 아니라 밤에 하는 겁니다.
와이퍼는 비 오는 날 처음 쓸 때 제일 소리가 큽니다. 고무에 쌓인 먼지가 유리를 긁기 때문이에요. 젖은 수건으로 고무 날을 한 번 훑고, 앞유리에도 물을 한 바가지 끼얹어 두면 첫 작동이 훨씬 조용합니다. 유리 발수 코팅제가 있으면 이때 바르는 게 좋습니다.
타이어는 홈 깊이를 봅니다. 홈에 100원짜리 동전을 뒤집어 꽂았을 때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절반 넘게 보이면 남은 깊이가 얼마 없다는 뜻입니다. 법으로 정한 한계선이 1.6mm인데, 빗길에서는 그보다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승용차 기준으로 3mm 아래면 젖은 노면에서 제동거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거든요.
지하주차장 맨 아래층에 세워둔 차는 한 층 위로 올리는 걸 권합니다. 침수 피해는 대개 가장 낮은 층에서 납니다. 하천 옆 노상 주차장이면 아예 빼두세요.
전기 쪽은 한 번 더 짚습니다. 베란다나 창가 콘센트에 빗물이 들이치면 누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확장한 베란다에 멀티탭을 바닥에 두고 쓰는 집이 많은데, 비 예보가 있는 날은 바닥에서 올려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비 예보를 볼 때마다. 6월 하순 장마 시작 무렵이 가장 급하다 같이 보면: 장마철 빨래 냄새 · 태풍 전날 창문 손보기 · 우산 말리는 자리
때 되면 다시 꺼내 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