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복날은 셋입니다. 하지가 지난 뒤 세 번째 경일이 초복, 입추가 지난 뒤 첫 경일이 말복이에요. 날짜를 달력이 아니라 절기로 잡으니 해마다 조금씩 밀립니다. 대체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 열흘 간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중복과 말복이 20일 벌어지는 해도 있고요.
집에서 끓인 삼계탕이 식당보다 맹맹한 이유는 대개 국물이 닭 한 마리에서 나온 것뿐이라서입니다. 방법은 둘입니다. 물을 닭이 겨우 잠기는 양으로 줄이고, 황기를 먼저 우린 물에 닭을 삶습니다. 황기 우린 물이 육수 역할을 하거든요. 간은 상에서 먹는 사람이 정합니다.
여기가 제일 자주 어긋나는 자리입니다. 흐르는 물에 씻는 동안 튄 물방울이 싱크대와 조리대로 캠필로박터균을 퍼뜨리거든요. 키친타월로 겉면 핏물을 가볍게 닦아내는 쪽이 낫습니다. 뱃속에 붙은 핏덩이와 노란 기름덩이는 손가락으로 훑어서 떼어냅니다. 이건 물로 헹궈도 잘 안 떨어져요.
닭을 만진 칼과 도마, 그릇은 세제와 뜨거운 물로 씻고 다시 씁니다. 손도 같습니다. 생닭을 미리 사두었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아래칸에 두세요. 위칸에 두면 핏물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닭은 찬물에 넣고 불을 켭니다. 끓는 물에 넣으면 겉만 먼저 굳어서 안쪽이 늦게 익어요.
물은 영계 한 마리(550g 안팎)에 750mL 안팎으로 잡습니다. 냄비가 크면 닭이 떠서 물이 더 들어가니, 닭이 겨우 잠기는 작은 냄비를 쓰세요. 황기는 뿌리 하나를 물에 넣고 센 불에서 끓어오르면 중불로 40분쯤 우려 체에 거른 뒤, 그 물에 닭을 삶습니다. 끓어오르면 곧바로 중불로 낮춥니다. 센 불로 계속 두면 국물이 뿌옇게 흐려지고 살이 갈라져요. 처음 5분쯤 올라오는 거품은 걷어내면 잡내가 줄어듭니다.
찹쌀은 2시간쯤 불려서 뱃속에 절반만 채웁니다. 가득 채우면 익으면서 부풀어 배가 터져요.
| 확인 | 기준 |
|---|---|
| 삶는 시간 | 끓어오를 때까지 센 불, 이어서 중불 48분 (영계 550g 기준) |
| 다 익은 신호 | 다리 관절을 젓가락으로 찔러 붉은 물이 안 나옴 |
| 안전 기준 |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
닭고기는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있어야 안전합니다. 48분 중불이면 대개 넘어서지만, 닭이 크거나 뱃속에 찹쌀을 꽉 채웠으면 10분쯤 더 잡으세요. 애매하면 다리와 몸통이 붙은 자리를 갈라 봅니다. 뼈 옆이 분홍빛이면 아직입니다.
한 마리(영계 550g) 기준 양입니다. 여러 마리면 곱하면 됩니다.
| 재료 | 한 마리 |
|---|---|
| 영계 | 550g |
| 물 | 750mL (황기 우린 물) |
| 찹쌀 | 45g (한 컵의 4분의 1) |
| 황기 | 1뿌리 (5g) |
| 수삼 | 1뿌리 (10g) |
| 마늘 | 1쪽 (5g) |
| 대추 | 1개 (4g) |
불린 찹쌀과 수삼·마늘·대추를 뱃속에 넣고, 다리를 엇갈려 끼우거나 무명실로 묶어 내용물이 나오지 않게 합니다. 많이 넣는다고 국물이 진해지지는 않고 약재 향만 세집니다.
소금을 냄비에 넣지 않습니다. 상에 올린 뒤 각자 그릇에서 맞추는 게 낫습니다.
이유가 둘이에요. 하나는 국물이 졸면서 짠맛이 진해지는 것을 못 잡습니다. 다른 하나는 남은 국물을 다음 날 다시 쓸 때 이미 간이 되어 있으면 손댈 수가 없어요. 소금은 후추와 반반 섞어 종지에 담아 냅니다. 부추나 대파를 잘게 썰어 곁들이면 기름진 게 덜합니다.
남은 국물과 살은 두 시간 안에 냉장고로 넣습니다. 조리한 음식은 실온에 오래 두지 않습니다. 냉장은 5도 이하가 기준입니다. 깊은 냄비째 넣으면 가운데가 늦게 식으니 얕은 그릇 두셋에 나눠 담으세요.
다음 복날, 그리고 몸이 처지는 한여름 저녁
구글 캘린더에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 기본 캘린더는 아직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