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로 떨어진 날
겨울이라고 산책을 아예 건너뛰기는 어렵습니다. 개는 하루의 대부분을 그 시간에 걸고 있으니까요. 대신 여름과는 신경 쓰는 자리가 다릅니다. 시간, 길, 그리고 돌아와서 하는 일 이 셋이 바뀝니다.
영하로 내려간 날에는 나가 있는 시간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한 시간을 붙여서 걷기보다 20분씩 두 번이 몸에 덜 부담입니다. 중간에 집에 들어와 몸이 데워지니까요.
기준 온도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영하 5도라도 5킬로그램짜리 소형견과 30킬로그램 대형견이 다르고, 털 길이와 나이도 다르니까요.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면 산책을 10분 안팎으로 줄이고 실내 놀이로 채우는 집이 많습니다. 우리 개의 기준은 걷는 모습이 알려줍니다.
일곱 살이 넘은 개는 겨울에 특히 천천히 시작합니다. 나가자마자 뛰게 두지 말고 처음 5분은 걷는 속도로 몸을 데우는 게 좋습니다.
눈이 온 다음 날은 길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도와 계단에 제설제가 뿌려져 있고, 녹은 물이 다시 얼어 살얼음이 됩니다.
가능하면 제설 작업이 덜 된 흙길이나 공원 안쪽으로 돕니다. 큰길가 인도와 지하철역 계단이 제설제가 가장 많이 뿌려지는 자리예요. 눈이 그친 뒤 1~2일은 가루가 그대로 남아 있고, 비가 한 번 와야 씻겨 내려갑니다. 12월에서 2월 사이에 눈 소식이 있으면 그 주는 산책 길을 바꿔 두는 편이 낫습니다.
부츠를 신기는 방법도 있는데, 개에 따라 아예 못 걷는 경우가 있습니다. 겨울 전에 집 안에서 몇 번 신겨 보고 판단하세요.
제설제를 밟으면 화상을 입는다는 말이 반려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된 수의사들의 말은 조금 다릅니다. 관악구의 한 동물병원 원장은 제설제로 화상을 입은 개를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했고, 대한수의사회에서 관련 지침이 내려온 바도 없다고 했어요.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연구가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화상까지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수의사들이 더 걱정한 건 삼키는 쪽입니다. 개가 발을 핥다가 제설제를 먹으면 콩팥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씻기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발이 타서가 아니라 그 발을 입으로 가져가기 때문이죠.
현관에서 바로 합니다. 미지근한 물로 발과 발가락 사이를 씻고, 배와 다리 안쪽에 눈이 묻었으면 같이 닦아요. 물이 번거로우면 반려동물용 물티슈로 닦아도 됩니다.
말리는 것이 씻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발가락 사이가 젖은 채로 두면 피부가 짓무르기 쉽습니다. 수건으로 눌러 물기를 걷고 필요하면 드라이어를 약한 바람으로 씁니다.
발바닥이 갈라지거나 자꾸 절뚝이면 그때는 동물병원에서 봐야 합니다. 집에서 연고를 임의로 바르는 것보다 한 번 보이는 게 빠릅니다.
다시 필요해질 때 · 첫눈이 온 뒤, 한파 예보가 뜰 때마다 같이 보면: 여름 산책은 해 진 뒤에 · 명절 연휴에 반려동물 맡길 곳 잡기
때 되면 다시 꺼내 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