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기 전
전셋집에서 벽에 구멍 하나 내는 게 늘 걸립니다. 나갈 때 원상복구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걸 것은 계속 생기죠. 거울, 시계, 코트걸이, 선반. 무게가 얼마인지에 따라 쓸 수 있는 방법이 갈립니다. 그 순서를 정리해 둡니다.
주먹으로 벽을 가볍게 두드려 봅니다. 속이 빈 소리가 통통 나면 석고보드고, 손이 아플 만큼 둔탁하면 콘크리트나 조적벽입니다. 아파트는 바깥쪽 벽과 세대 사이 벽이 콘크리트, 방을 나누는 안쪽 벽이 석고보드인 경우가 많아요. 석고보드는 대개 9.5mm나 12.5mm 두께라 손톱으로 눌러도 살짝 들어갑니다. 30cm쯤 간격을 두고 서너 군데를 두드려 보면 판단이 빨라요.
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석고보드는 못을 박아도 잘 안 잡힙니다. 석고 자체가 부스러지거든요. 콘크리트는 반대로 잘 잡지만 일반 못이 안 들어가서 전동드릴이 필요합니다. 어느 쪽이든 「그냥 못 박기」는 답이 아닌 셈이죠.
| 무게 | 방법 | 벽 손상 |
|---|---|---|
| 500g 이하 | 접착 후크, 마스킹 걸이 | 거의 없음 |
| 1~3kg | 접착 스트립 여러 장, 무타공 핀 | 작은 구멍 자국 |
| 3~8kg | 석고 앵커, 토글볼트 | 지름 6~8mm 구멍 |
| 8kg 이상 | 콘크리트 벽에 앵커 시공 | 복구에 퍼티 필요 |
| 벽 손대기 싫을 때 | 압축봉, 문틀 행거, 이젤형 선반 | 없음 |
접착 후크의 표시 하중은 대체로 넉넉하게 안 잡혀 있습니다. 3kg이라고 적혀 있으면 1.5kg쯤을 상한으로 보는 편이 안전해요. 벽지 위에 붙였다면 1kg까지 더 낮춥니다. 접착제가 벽이 아니라 벽지를 잡고 있는 것이라, 벽지가 뜯기면서 통째로 떨어집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 나사를 조이면 벽 뒤쪽에서 다리가 벌어져서, 얇은 석고보드 한 장이 아니라 넓은 면으로 하중을 나눠 받게 만드는 부품이에요. 나비 앵커나 토글볼트로 부르기도 합니다. 값은 개당 200~500원 선이고, 한 봉지에 20개쯤 들어 있습니다.
구멍이 남긴 남습니다. 다만 6~8mm 정도라 퇴거할 때 벽지용 퍼티로 메우고 30분 말린 뒤 문지르면 티가 잘 안 나요. 5kg짜리 선반을 접착으로 버텨 보려다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이쪽이 낫습니다. 집주인과 미리 이야기해 두면 더 편하고요.
압축봉은 양쪽 벽 사이에 끼워 버티는 막대입니다. 세탁실이나 베란다처럼 마주 보는 벽이 가까운 자리에서 씁니다. 봉 자체가 버티는 무게는 표시된 값의 절반쯤으로 보고, 옷을 걸 때는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나눠 겁니다.
문틀 위에 걸치는 행거, 방문에 끼우는 후크, 벽에 기대는 사다리형 선반도 같은 계열입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봉을 세우는 방식도 있는데 이건 천장이 석고보드면 눌러서 자국이 납니다. 받침판이 넓은 제품을 고르세요.
접착 스트립은 아래로 잡아당겨 늘리면 떨어지게 만든 제품이 많습니다. 붙일 때 당김 탭을 벽지 밖으로 조금 빼두면 나중에 찾기 쉬워요. 이 탭을 안쪽으로 밀어 넣어 붙이면 떼는 순간 벽지가 같이 옵니다.
붙이기 전에 벽을 마른 천으로 닦고, 알코올 솜으로 한 번 더 훑으면 접착력이 올라갑니다. 30초쯤 꾹 눌러 붙인 다음 24시간은 그냥 두었다가 물건을 겁니다. 겨울에 5도 아래로 식은 벽에 붙이면 접착이 덜 먹으니 잠깐 손으로 눌러 데워 주세요.
다시 필요해질 때 · 이사해서 짐을 풀고 벽에 무언가 걸기 시작할 때 같이 보면: 이사 전날 저녁에 해둘 것 · 벽에 곰팡이가 폈을 때
때 되면 다시 꺼내 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