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동지는 해가 가장 짧은 날입니다. 양력으로 12월 21일이나 22일에 걸리고, 해에 따라 하루 차이가 납니다.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이라 옛날에는 작은설로 쳤어요. 팥죽을 쑤어 나눠 먹는 것도 여기서 왔습니다.
만드는 쪽에서 헷갈리는 건 대개 한 가지죠. 팥 첫 물을 버려야 하느냐.
팥을 끓이면 물이 붉어지고 거품이 올라옵니다. 붉은색은 안토시아닌, 거품은 사포닌 때문입니다. 둘 다 몸에 나쁜 성분이 아니고, 이 물은 안심하고 먹어도 됩니다. 사포닌은 팥 껍질에 있어서 떫고 아린 맛을 내는 성분이기도 해요.
그래서 첫 물을 두고는 취향이 갈립니다.
| 원하는 죽 | 첫 물 |
|---|---|
| 깔끔하고 단맛이 앞서는 죽 | 버린다. 팥을 씻어 물을 넉넉히 붓고 센 불로 5분쯤 끓인 뒤 물만 따라내고 냄비를 헹군다 |
| 진하고 팥 향이 센 죽 | 그대로 쓴다. 씻은 팥에 물을 붓고 바로 삶는다 |
버릴 때는 물이 붉다고 아까워할 필요가 없어요. 그 색이 떫은맛이 빠진 물입니다. 팥은 체에 받쳐두고 냄비도 한 번 헹굽니다.
여기서부터는 물을 버리지 않습니다. 팥 한 컵에 물 다섯에서 여섯 컵을 잡고 다시 올립니다.
| 확인 | 기준 |
|---|---|
| 삶는 시간 | 끓기 시작하고 40분~1시간 (약불) |
| 다 삶긴 신호 | 팥 한 알을 손가락으로 눌러 저항 없이 뭉개짐 |
| 물 줄었을 때 | 찬물 말고 뜨거운 물을 보충 |
| 소금 넣는 때 | 삶는 동안은 넣지 않음 |
팥은 불려서 삶아도 되고 그냥 삶아도 됩니다. 삶는 시간은 위 표의 신호, 손가락으로 눌러 뭉개지는지로 정하세요.
다 삶긴 팥은 삶은 물째로 체에 내리거나 믹서에 짧게 돌립니다. 체에 내리면 껍질이 걸러져 곱고, 믹서는 껍질까지 갈려 걸쭉해요.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집마다 익숙한 게 다릅니다. 껍질을 거를 거면 체 위에 남은 껍질을 국물로 몇 번 헹궈 내리세요. 거기에 맛이 남아 있습니다.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 익반죽합니다. 찬물로 하면 잘 뭉치지 않아요.
찹쌀가루 한 컵에 뜨거운 물 4~5큰술 정도로 시작해서, 귓불만큼 말랑해질 때까지 손으로 칩니다. 반죽에 소금을 한 자밤 넣으면 밋밋함이 덜합니다. 지름 1.5cm 정도로 동그랗게 빚습니다. 크면 속이 안 익고, 너무 작으면 죽에 섞여 흐물해져요.
빚어둔 새알심은 마르지 않게 젖은 면포를 덮어둡니다. 넣는 때는 죽이 한소끔 끓고 나서. 떠오르면 익은 신호이고, 거기서 3분쯤 더 두면 속까지 갑니다.
팥죽은 바닥이 잘 눌어붙습니다. 전분이 가라앉아서 그렇습니다.
불을 약하게 두고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긁듯이 저어주세요. 3분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쌀을 함께 넣는다면 30분 불린 멥쌀을 팥물이 끓을 때 넣고 20분쯤 끓입니다. 쌀알이 퍼져야 죽이 되니 서두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소금과 설탕은 냄비에 넣지 않습니다. 상에 올린 뒤 각자 그릇에서 넣는 쪽이 낫습니다.
팥죽은 짜게 먹는 집과 달게 먹는 집이 갈립니다. 한 냄비에 미리 간을 해버리면 한쪽은 포기해야 해요. 소금은 죽 한 그릇에 한 자밤부터, 설탕은 반 큰술부터 시작해서 저어가며 맞춥니다.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맛이 오히려 또렷해집니다.
남은 죽은 식으면 굳습니다. 다시 데울 때 물을 반 컵쯤 붓고 약불에서 저어 풀어주세요. 새알심은 데울수록 퍼지니 처음부터 먹을 만큼만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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